6시 30분쯤이었나.
미용실 거울 앞에 샴푸를 하고 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하고 앉아 가운을 둘렀다.
왼쪽 편에 창으로 지는 해의 은근한 빛이 제법 강하다.
안경을 벗으면 엄마도 못 알아보는 시력이 되는 나는 아무것도 볼 수 없으나 빛만은 감지하며 그 따뜻한 기운에 감격했다.
지는 해, 해지기 전, 이라는 말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이상스런 취향이 있는 나는
막상 그런 순간을 자각하는 때에는 "행복"이라는, 지평선 저 너머에도 없을 것만 같은 이방인 같은 단어의 의미를 알 것도 같다.
말로는 표현안되는 4세미만의 감정이랄까.
왼쪽 뺨으로 햇빛을 느끼며 십년남짓 단골을 자랑하는 내 오래된, 아무말도 필요없이 그냥 앉기만 하면 가위를 들이밀 수 있는 정도의 믿음과
과묵하기까지 해서 더 좋은 미용선생님의 가위질 소리를 듣는 일이 세상에 다시 없는 행운처럼 느껴지는 그런 순간이었다.
어제는 친한오빠의 결혼식,
자기 결혼도 아닌데 당사자보다 더 업되서는 숙취의 끝을 보여준 남편이랑 같이 오지 않았어도 혼자 머리를 맡기고 앉았는 그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천천히 많이 마시고 물도 많이 마시고 간간히 안주도 좀 먹어준 나는 의외로 멀쩡해서
다시 전성기가 온건가 착각이 들기도 하나 그렇다고 경거망동할 때는 아니지.
내 몸이 그렇게 나에게 호의적이진 않다.
새벽 2시에 들어와 씻고 바지 벗다가 잠이 든 흉한 몰골을 한 양반을 좀 인간형태로 자게 만들어주고 새벽 3시쯤 잠들었다고는 하나
시댁에서 호방하게 낮 12시가 넘어 일어났다는 것은 숙취에 끝장이라는 숙면을 취한 덕분이 아니겠냐는 겸손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침은 물론 점심까지 드신 시부모님을 잠옷바람으로 만날 때는 대체 무슨 인사를 해야하는 걸까?
안녕히 주무셨어요는 장난같고 안녕하세요는 너무 멀다.
그렇다고 저는 잘 잤습니다도 안되고 해서 아주 찜찜한 기분으로 웅얼대며 화장실로 내빼는 도리밖에는 없다.
남편이 아주 많이 취해서 아침에 일어나 전날 밤 일을 기억을 못할 정도가 되면 나오는 버릇은 화내기다.
별 말이 아닌데 아주 신경질적인 태도로 말을 받는다.
어제도 그런 상태였기에 대학로에 버려두고 혼자 분당으로 오려다가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거두어줬다.
화만 내는 것이 아니라 혼자 막 걸어간다. 맞는 길로 가는 것이라 그냥 내버려는 두는데 뒤에서 보면 가관이다.
비행기도 아닌데 양팔을 쭈욱 펴고 날아갈 듯이 걷..는게 아니고 휘청댄다.
웃겨서 참...
그 모습 길이길이 남겼어야 하는데 어두워서 그러질 못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어머님께 깨알같이 일러바쳤다.
아버님도 같은 증상이시라며 격하게 동조...하시는 듯 했으나 결국은 몸이 견뎌내질 못해 그러는 거니 몸보신을 좀...으로 결론이.
일어나자마자 점심을 먹고는 다시 침대에 누워버린 남편을 두고 홀로 미용실로 갔다.
호방하기 이를 데 없는 나는, 그래 너도 얼마나 힘들겠니 라는 마음으로 이불을 꼭대기까지 덮어주고 나는 간다, 하고 나왔다.
동부이촌동은 참 여러가지가 있는 동네다.
그 동네에 대한 나의 마음도 참 여러가지다.
갖가지 패스트푸드에 커피전문점에 새로운 것도 없는 동네다 싶다가도 지물포같은 가게가 떡하니 있고
일본어에 영어에 얼굴은 한국사람 같은데 참 이국적이기도 하고
아파트 숲이긴 한데 강변이라 삭막하지만은 않고
근 20년을 보아 오는데 같은 가게 같은 자리도 많고 새로운 가게들도 많다.
언젠가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동네다.
정말로 동네주민이 되어 저녁 어스름에 어슬렁 어슬렁 동네를 걸어다니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모찌크림도 사먹고
우동도 사먹고(결국은 먹는 얘기)강변 마실도 가고 그러게.
친한오빠는 하와이에서 신나겠다.
숨은 조력자인 나는 비오는 글루미먼데이에 일하러 가는데 아오!
이로써 제짝들 만나 가정을 꾸리는 대단원의 막이 좀 내려진 듯 하다.
친한오빠는 막차탄 거 축하하고 그나마도 못 탄 사람들은...음...이제 나이 들어서 격하게 축하받기는 힘들 것 같아 미안하고 ㅎㅎ
어쨌든 즐겁고 이상한 기분으로 Period.
미용실 거울 앞에 샴푸를 하고 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하고 앉아 가운을 둘렀다.
왼쪽 편에 창으로 지는 해의 은근한 빛이 제법 강하다.
안경을 벗으면 엄마도 못 알아보는 시력이 되는 나는 아무것도 볼 수 없으나 빛만은 감지하며 그 따뜻한 기운에 감격했다.
지는 해, 해지기 전, 이라는 말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이상스런 취향이 있는 나는
막상 그런 순간을 자각하는 때에는 "행복"이라는, 지평선 저 너머에도 없을 것만 같은 이방인 같은 단어의 의미를 알 것도 같다.
말로는 표현안되는 4세미만의 감정이랄까.
왼쪽 뺨으로 햇빛을 느끼며 십년남짓 단골을 자랑하는 내 오래된, 아무말도 필요없이 그냥 앉기만 하면 가위를 들이밀 수 있는 정도의 믿음과
과묵하기까지 해서 더 좋은 미용선생님의 가위질 소리를 듣는 일이 세상에 다시 없는 행운처럼 느껴지는 그런 순간이었다.
어제는 친한오빠의 결혼식,
자기 결혼도 아닌데 당사자보다 더 업되서는 숙취의 끝을 보여준 남편이랑 같이 오지 않았어도 혼자 머리를 맡기고 앉았는 그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천천히 많이 마시고 물도 많이 마시고 간간히 안주도 좀 먹어준 나는 의외로 멀쩡해서
다시 전성기가 온건가 착각이 들기도 하나 그렇다고 경거망동할 때는 아니지.
내 몸이 그렇게 나에게 호의적이진 않다.
새벽 2시에 들어와 씻고 바지 벗다가 잠이 든 흉한 몰골을 한 양반을 좀 인간형태로 자게 만들어주고 새벽 3시쯤 잠들었다고는 하나
시댁에서 호방하게 낮 12시가 넘어 일어났다는 것은 숙취에 끝장이라는 숙면을 취한 덕분이 아니겠냐는 겸손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침은 물론 점심까지 드신 시부모님을 잠옷바람으로 만날 때는 대체 무슨 인사를 해야하는 걸까?
안녕히 주무셨어요는 장난같고 안녕하세요는 너무 멀다.
그렇다고 저는 잘 잤습니다도 안되고 해서 아주 찜찜한 기분으로 웅얼대며 화장실로 내빼는 도리밖에는 없다.
남편이 아주 많이 취해서 아침에 일어나 전날 밤 일을 기억을 못할 정도가 되면 나오는 버릇은 화내기다.
별 말이 아닌데 아주 신경질적인 태도로 말을 받는다.
어제도 그런 상태였기에 대학로에 버려두고 혼자 분당으로 오려다가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거두어줬다.
화만 내는 것이 아니라 혼자 막 걸어간다. 맞는 길로 가는 것이라 그냥 내버려는 두는데 뒤에서 보면 가관이다.
비행기도 아닌데 양팔을 쭈욱 펴고 날아갈 듯이 걷..는게 아니고 휘청댄다.
웃겨서 참...
그 모습 길이길이 남겼어야 하는데 어두워서 그러질 못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어머님께 깨알같이 일러바쳤다.
아버님도 같은 증상이시라며 격하게 동조...하시는 듯 했으나 결국은 몸이 견뎌내질 못해 그러는 거니 몸보신을 좀...으로 결론이.
일어나자마자 점심을 먹고는 다시 침대에 누워버린 남편을 두고 홀로 미용실로 갔다.
호방하기 이를 데 없는 나는, 그래 너도 얼마나 힘들겠니 라는 마음으로 이불을 꼭대기까지 덮어주고 나는 간다, 하고 나왔다.
동부이촌동은 참 여러가지가 있는 동네다.
그 동네에 대한 나의 마음도 참 여러가지다.
갖가지 패스트푸드에 커피전문점에 새로운 것도 없는 동네다 싶다가도 지물포같은 가게가 떡하니 있고
일본어에 영어에 얼굴은 한국사람 같은데 참 이국적이기도 하고
아파트 숲이긴 한데 강변이라 삭막하지만은 않고
근 20년을 보아 오는데 같은 가게 같은 자리도 많고 새로운 가게들도 많다.
언젠가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동네다.
정말로 동네주민이 되어 저녁 어스름에 어슬렁 어슬렁 동네를 걸어다니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모찌크림도 사먹고
우동도 사먹고(결국은 먹는 얘기)강변 마실도 가고 그러게.
친한오빠는 하와이에서 신나겠다.
숨은 조력자인 나는 비오는 글루미먼데이에 일하러 가는데 아오!
이로써 제짝들 만나 가정을 꾸리는 대단원의 막이 좀 내려진 듯 하다.
친한오빠는 막차탄 거 축하하고 그나마도 못 탄 사람들은...음...이제 나이 들어서 격하게 축하받기는 힘들 것 같아 미안하고 ㅎㅎ
어쨌든 즐겁고 이상한 기분으로 Peri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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